책 설명
《이력서: 박미나와 Sasa[44]》는 사물과 정보를 조사-수집-분석하는 방법론을 발전시켜 온 박미나와 Sasa[44] 의 2인전이다. 이번 전시는 박미나와 Sasa[44]가 지난 20여 년간 따로, 또 함께 선보인 전시와 그 기록을 이력서의 형식을 빌려 하나의 전시로 재구성하였다. 이력서( 履 歷 書) 는 직접 발로 밟으며 행한(履) 지나온 세월(歷) 을 글( 書) 로 기록한 문서이다. 한 사람이 겪은 학업, 직업, 경험 등 개인의 활동은 사회적 인식을 반영하는 항목에 맞춰 정보로 조직되고, 타인에게 나의 공적 서사를 전시하는 수단으로 쓰인다. 미술가의 이력서는 숱한 전시로 빚어진 작업 세계의 형성 과정을 파악하기 위해 반드시 경유해야 하는 기초 자료일 뿐만 아니라, 작가가 거쳐 온 시대적 관점과 해석이 누적된 지도로서 활용되기도 한다. 따라서 이력서는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이하 미술아카이브)에서 창작자와 매개자의 자료를 수집, 정리할 때 필수적으로 확인하는 자료 중 하나이다. 한 사람이 활동하며 생산, 수집해 온 수많은 자료의 의미를 파악하고 맥락을 생성하는 데 있어서 이력서는 중요한 길잡이가 되어 준다.
목차
인사말 - 최은주
박미나와 Sasa[44]의 이력서 - 류혜민
전시 작품
수집, 기록, 아카이빙, 그 사이 어딘가에서 행하는 미술이라는 일 - 김계원
보스턴에서 프로비던스까지 - 박정우
Sasa[44]와 LG 트윈스, 10년의 기록 - 박해천
이력서
책 속에서
"보통의 참고문헌은 작가 자신을 비중 있게 다룬 기사만 포함하기 마련이지만, 두 작가는 언제나 중요도를 따지기에 앞서, 중요도 자체를 선택할 수 있는 범주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지 파악하는 작업을 수행해 왔다. 기사 조사와 수집은 두 작가가 기존에 정리했던 목록에서 시작했다. 일간지, 월간지, 미술 전문지, 인터넷 신문 등 다양한 매체에서 발행된 기사를 온갖 키워드를 통해 검색하고, 지면 기사는 직접 도서관에 방문해 수집하는 과정을 거쳐 324개의 매체에서 발행되고 635명이 작성한 1,259개의 기사를 모으기에 이르렀다. 노동 집약적인 과정을 거쳐 완성된 이 책은 두 작가의 기사 모음, 그 이상의 흥미로운 요소를 가지고 있다." (류혜민, 13페이지)
"요컨대 박미나와 Sasa[44]는 한국 사회가 소비 성숙기로 재편되던 1990년대의 시점에 마치 제2의 자연처럼 친숙해진 대중 매체의 기호와 이미지, 사물을 현행으로 수집하면서, 기록과 아카이빙을 작업의 프로세스이자 형식, 결과물로 도출해 내는 독특한 방법론을 견지해 왔다. 따라서 이들의 작업은 이전 세대 작가와는 현격히 다른 각도에서 미술의 사회성을 탐문하고, ‘ 장기 90년대’로서의 현시대를 검토할 수 있는 유의미한 프레임을 마련해 준다.3 그러나 작업에 공존하는 취향, 형식, 내용, 방법론의 미세한 결들은 ‘덕력’, 한국의 ‘팝아트’, ‘ 신세대 취향’, ‘기벽’ 등의 어휘로 다소 거칠게 뒤엉킨 채 이해되었다. 이는 기실 해석의 게으름을 반증하는 것으로, 동시대 미술사 기술이 여전히 일정 시기 일정 작가군, 일정 주제와 분류에 머물러 있음을 시사한다. 그래서 작가의 이력서를 읽는 일은 더욱더 중요해진다. 그것은 미술사의 화각을 넓히는 일임과 동시에 오늘날 미술 아카이브의 실험을 요청하는 일이기도 하다." (김계원, 130페이지)
"〈우리 동네—보스턴〉은 Sasa[44]가 작성한 지시문과 박미나의 여행 기록 사진, 기념품으로 챙겨 온 일회용품—예컨대 해안가 모래를 담은 음료수병, 여행 첫날 입고 다닌 노랑 우비 등—을 함께 보여 준다.1 Sasa[44]의 지시 사항 대부분은 자신이 추억하는 장소에 방문하는 것인데, 주로 먹고 마시는 것과 관련된다. 이는 대도시의 소비 구조에 종속된 개인의 타율성을 방증하는 것으로, 아스팔트 키드의 생애에 관한 하나의 리얼리티를 내포한다. 또한 그가 작업 세계 전반에 걸쳐서 지극히 일상적인 소비를 강박적으로 기록하고 수집하는 맥락과도 연결된다.2 한편 박미나는 3면에 불과한 지시문을 수행하면서 89면에 달하는 기록 사진을 남겼다. 그리드에 맞춰 정렬된 1,051개의 흑백 사진을 살펴보고 있으면, 줄임표와 느낌표가 난무하는 지시문 속의 목소리는 때때로 유언처럼 느껴진다.3 도대체 유언이 아니고서야,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한단 말인가? 그런데 이러한 질문은 박미나와 Sasa[44]가 지난한 작업 과정을 수행하는 동안 스스로에게 되뇌었을 “이렇게까지 해야만 하는 이유”와 동전의 양면처럼 맞닿아 있다. 다소 자학적으로 느껴질 만큼 노동 집약적인 작업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묻어 나오는 묘한 진정성과 무표정한 태도의 간극. 그 앞에서 느끼게 되는 당혹감은 두 작가의 공동 작업에서 늘 입구처럼 기능하는 미학적 장치이기도 하다." (박정우, 136페이지)
"12월 21일, Sasa[44]는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에서 박미나와 함께 2인전 《이력서: 박미나와 S asa[44] 》 를 오픈했다. 한편, 이날 오전에는 LG 트윈스가 자유 계약 선수 임찬규와 계약 기간 4년, 총액 50억 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임찬규는 “엘린이 출신으로 자랑스러운 줄무늬 유니폼을 계속 입을 수 있어서 기쁘다”라고 밝혔다." (박해천, 149페이지)
책 설명
《이력서: 박미나와 Sasa[44]》는 사물과 정보를 조사-수집-분석하는 방법론을 발전시켜 온 박미나와 Sasa[44] 의 2인전이다. 이번 전시는 박미나와 Sasa[44]가 지난 20여 년간 따로, 또 함께 선보인 전시와 그 기록을 이력서의 형식을 빌려 하나의 전시로 재구성하였다. 이력서( 履 歷 書) 는 직접 발로 밟으며 행한(履) 지나온 세월(歷) 을 글( 書) 로 기록한 문서이다. 한 사람이 겪은 학업, 직업, 경험 등 개인의 활동은 사회적 인식을 반영하는 항목에 맞춰 정보로 조직되고, 타인에게 나의 공적 서사를 전시하는 수단으로 쓰인다. 미술가의 이력서는 숱한 전시로 빚어진 작업 세계의 형성 과정을 파악하기 위해 반드시 경유해야 하는 기초 자료일 뿐만 아니라, 작가가 거쳐 온 시대적 관점과 해석이 누적된 지도로서 활용되기도 한다. 따라서 이력서는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이하 미술아카이브)에서 창작자와 매개자의 자료를 수집, 정리할 때 필수적으로 확인하는 자료 중 하나이다. 한 사람이 활동하며 생산, 수집해 온 수많은 자료의 의미를 파악하고 맥락을 생성하는 데 있어서 이력서는 중요한 길잡이가 되어 준다.
목차
인사말 - 최은주
박미나와 Sasa[44]의 이력서 - 류혜민
전시 작품
수집, 기록, 아카이빙, 그 사이 어딘가에서 행하는 미술이라는 일 - 김계원
보스턴에서 프로비던스까지 - 박정우
Sasa[44]와 LG 트윈스, 10년의 기록 - 박해천
이력서
책 속에서
"보통의 참고문헌은 작가 자신을 비중 있게 다룬 기사만 포함하기 마련이지만, 두 작가는 언제나 중요도를 따지기에 앞서, 중요도 자체를 선택할 수 있는 범주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지 파악하는 작업을 수행해 왔다. 기사 조사와 수집은 두 작가가 기존에 정리했던 목록에서 시작했다. 일간지, 월간지, 미술 전문지, 인터넷 신문 등 다양한 매체에서 발행된 기사를 온갖 키워드를 통해 검색하고, 지면 기사는 직접 도서관에 방문해 수집하는 과정을 거쳐 324개의 매체에서 발행되고 635명이 작성한 1,259개의 기사를 모으기에 이르렀다. 노동 집약적인 과정을 거쳐 완성된 이 책은 두 작가의 기사 모음, 그 이상의 흥미로운 요소를 가지고 있다." (류혜민, 13페이지)
"요컨대 박미나와 Sasa[44]는 한국 사회가 소비 성숙기로 재편되던 1990년대의 시점에 마치 제2의 자연처럼 친숙해진 대중 매체의 기호와 이미지, 사물을 현행으로 수집하면서, 기록과 아카이빙을 작업의 프로세스이자 형식, 결과물로 도출해 내는 독특한 방법론을 견지해 왔다. 따라서 이들의 작업은 이전 세대 작가와는 현격히 다른 각도에서 미술의 사회성을 탐문하고, ‘ 장기 90년대’로서의 현시대를 검토할 수 있는 유의미한 프레임을 마련해 준다.3 그러나 작업에 공존하는 취향, 형식, 내용, 방법론의 미세한 결들은 ‘덕력’, 한국의 ‘팝아트’, ‘ 신세대 취향’, ‘기벽’ 등의 어휘로 다소 거칠게 뒤엉킨 채 이해되었다. 이는 기실 해석의 게으름을 반증하는 것으로, 동시대 미술사 기술이 여전히 일정 시기 일정 작가군, 일정 주제와 분류에 머물러 있음을 시사한다. 그래서 작가의 이력서를 읽는 일은 더욱더 중요해진다. 그것은 미술사의 화각을 넓히는 일임과 동시에 오늘날 미술 아카이브의 실험을 요청하는 일이기도 하다." (김계원, 130페이지)
"〈우리 동네—보스턴〉은 Sasa[44]가 작성한 지시문과 박미나의 여행 기록 사진, 기념품으로 챙겨 온 일회용품—예컨대 해안가 모래를 담은 음료수병, 여행 첫날 입고 다닌 노랑 우비 등—을 함께 보여 준다.1 Sasa[44]의 지시 사항 대부분은 자신이 추억하는 장소에 방문하는 것인데, 주로 먹고 마시는 것과 관련된다. 이는 대도시의 소비 구조에 종속된 개인의 타율성을 방증하는 것으로, 아스팔트 키드의 생애에 관한 하나의 리얼리티를 내포한다. 또한 그가 작업 세계 전반에 걸쳐서 지극히 일상적인 소비를 강박적으로 기록하고 수집하는 맥락과도 연결된다.2 한편 박미나는 3면에 불과한 지시문을 수행하면서 89면에 달하는 기록 사진을 남겼다. 그리드에 맞춰 정렬된 1,051개의 흑백 사진을 살펴보고 있으면, 줄임표와 느낌표가 난무하는 지시문 속의 목소리는 때때로 유언처럼 느껴진다.3 도대체 유언이 아니고서야,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한단 말인가? 그런데 이러한 질문은 박미나와 Sasa[44]가 지난한 작업 과정을 수행하는 동안 스스로에게 되뇌었을 “이렇게까지 해야만 하는 이유”와 동전의 양면처럼 맞닿아 있다. 다소 자학적으로 느껴질 만큼 노동 집약적인 작업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묻어 나오는 묘한 진정성과 무표정한 태도의 간극. 그 앞에서 느끼게 되는 당혹감은 두 작가의 공동 작업에서 늘 입구처럼 기능하는 미학적 장치이기도 하다." (박정우, 136페이지)
"12월 21일, Sasa[44]는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에서 박미나와 함께 2인전 《이력서: 박미나와 S asa[44] 》 를 오픈했다. 한편, 이날 오전에는 LG 트윈스가 자유 계약 선수 임찬규와 계약 기간 4년, 총액 50억 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임찬규는 “엘린이 출신으로 자랑스러운 줄무늬 유니폼을 계속 입을 수 있어서 기쁘다”라고 밝혔다." (박해천, 149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