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이미지: 홍승은, 한주희, 하수경, 정시현, 임하은, 이현서, 이치훈, 이주형, 이정연, 이영지, 이민규, 신률명, 송가현, 박지혜, 박제현, 박연, 박신영, 김효은, 김지원, 김윤정, 김보람, 김민지, 강예린, 황지은, 최영준, 정유리, 김종범, 윤주선, 정동구, 채아람
기획: 건축사사무소 SoA
사진: 신경섭, 신해수(텍스처 온 텍스처)
편집과 디자인: 이민규
인쇄와 제책: 유성운 (인타임)
발행일: 2024년 2월 28일
발행처: 건축사사무소 SoA
발행부수: 500부
면수: 240쪽
크기: 125(w) x 200(h) x 19(d)mm
제본: 사철 오타바인딩
ISBN 979-11-986079-0-4 03600
책 소개
자코브 레비 모레노가 고안한 ‘사이코 드라마’는 집단 역할극을 활용한 심리 치료의 한 방식이다. 그룹에서 한 명이 특정 상황을 가정해 무대 위에서 자기 표현을 하고 다른 구성원들은 조연이 되어 주인공이 내면 심리를 구체화하도록 돕는다. 대본 없는 즉흥성을 통해서 연기자로 하여금 자발적이고 무의식적인 반응을 끌어내는 과정인데, 이것이 심리 치료의 기술로 고안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문제에 직면한 개인이 타자로부터 촉진되어 심리적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당연한 사실이지만, 사람들은 서로 심리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개인 간 영향을 주고받으며 관계를 맺는다. 집단 심리극의 치료 과정은 이 감정적 상호의존성을 극단으로 끌어올린 것일 뿐, 일상적 대화나 교류 속에서도 이 개인 간의 상호 작용은 늘 작동한다.
협업을 기반으로 한 건축의 창작 활동이 단순히 기계적 과정이 아니라면, 이 상호 작용의 틀이 되는 개인 간 관계는 집단적 창작성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 다수의 주체가 하나의 팀이 되어 건물을 만드는 과정은 대화, 각종 서신의 교환, 의견을 나누고 취합하는 시간을 토대로 ‘화학적 결합’을 이루는 시간이다. 건축은 모형, 드로잉, 분석, 리서치 등의 지적 질료들을 매개로 하나의 목표를 향한 대화 속에서 서로가 영향을 주고받으며 해석된 집단적 창작물이다. 자연히 공통의 관심사, 공유된 목표가 구성원들에게 공감을 얻을수록 집단적 창작 활동의 에너지는 높아지게 된다. 두 번째 애뉴얼 북을 통해 우리는 스튜디오 내외부의 탁월한 협업자들이 어떠한 영향과 관계 속에서 일하고 있는지를 들여다보고자 한다.
1부 ( 협업자들 )은 길고 짧은 시간 단위로 SoA의 내외부에서 함께 작업해 온 협업자들의 글로 이 화학적 과정의 단면들을 들여다본다. 13년을 함께 해온 조경가 최영준은 누적된 시간성이 만들어주는 협업의 새로운 조건을, 몇몇 전시의 기획과 콘텐츠 디자인을 협업했던 황지은의 글에서는 탁월한 협업자가 되는 공동 작업의 태도란 무엇인지 확인해 볼 수 있다. 이주형은 그리는 사람과 만드는 사람 사이 도면 너머의 소통 과정을, 사무실의 BIM 체계를 구축하고 있는 이정연은 스튜디오 내 건축가 사이의 소통과 이를 보완할 설계 도구의 체계에 관한 단면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박지혜는 이 모든 협업의 화학 작용을 사고 없이 수행할 수 있는 실험실의 시스템에 관하여 논한다.
2부는 ( 고안하는 손 )을 주제로 수집된 이미지 아카이브다. 여기에 등장하는 손은 그리고, 메모하고, 만들고, 흉내내고, 확대하고, 들어서 보여주고, 가리키고, 자르고, 긁어모으고, 늘어놓는다. 손의 움직임은 결국 서로의 생각을 전달하거나 가시화하기 위함이다. 우리는 고안하는 손의 면면을 통해 협업의 과정에서 각자 다른 생각을 가진 개인이 공통의 목표를 가시화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보여주고자 한다.
3부 ( 허용오차 )에서는 올해 진행된 네 개의 프로젝트를 담당 건축가와 협업자들의 대담을 통해서 돌아본다. 건축을 실제로 짓는 과정에서 건축가가 하는 일의 대부분은 디자인대로 구현하지 못하는 오차를 어디까지 허용할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이를 염두에 두며 West Glow, Fa-brick, 성수 사일로를 오가는 대화에서 우리는 건축물의 가치 측면에서 공통의 관심사와 공유되어야 할 지점이 무엇일지 더듬어본다. «파괴적 창조»에서는 2023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에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워크숍’이라는 형식이 어떤 의미였는지를 돌아보고자 했다.
역시 두 번째 시도는 첫 번째보다 어렵다. 첫 번째 애뉴얼 북이 직업 공동체의 역사를 기록하기 시작했다는 선언만으로 채워질 수 있었다면, 두 번째 책은 자연스레 무엇을 기록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담겨야 했기 때문이다. 아직 막연하지만, 건축이라는 일을 하기 위해 우연한 기회에 모여있는 이 직업 공동체가 어떤 가치를 가져야 할 것인지에 대한 대답이 되어야 할 것 같다. 아직까지는 모호하게 ‘화학적 결합’이라고 설명할 수밖에 없는 이 협업의 양상들이 완전한 화학식으로 완성되기를 바라는 기대이다.
차례
기획의 글 – 집단의 창작성과 개인 간의 관계성
1부 (협업자들)
돌아봄의 여행 – 최영준 (Lab D+H 디렉터, 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
즐거운 나의 협업 – 황지은 (서울시립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테크캡슐 대표)
화이트가 흰색인지? – 이주형
틀린 도면 찾기 – 이정연
빈 폴더 사규 – 박지혜
2부 (고안하는 손)
52개의 장면들 – 홍승은, 한주희, 하수경, 조재민, 정시현, 장우석, 임하은, 이현서, 이치훈, 이주형, 이정연, 이윤석, 이영지, 이민규, 신률명, 송가현, 박지혜, 박제현, 박연, 박신영, 김효은, 김지원, 김윤정, 김보람, 김민지, 강예린
3부 (허용오차)
West Glow – 이정연, 이주형과의 대화
Fa-brick – 이정연, 임하은과의 대화
성수 사일로 – 정유리와의 대화
파괴적 창조 – 김종범, 김효은, 박신영, 윤주선, 정동구, 채아람, 황지은과의 대화
지은이
SoA(홍승은, 한주희, 하수경, 정시현, 임하은, 이현서, 이치훈, 이주형, 이정연, 이영지, 이민규, 신률명, 송가현, 박지혜, 박제현, 박연, 박신영, 김지원, 김효은, 김윤정, 김보람, 김민지, 강예린)는 2010년 서울에서 설립되어 도시와 건축의 사회적인 조건에 대한 분석을 통해 다양한 스케일의 구축환경에 관한 작업을 진행하는 젊은 건축가 그룹이다. 현대적인 삶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그것이 더욱 풍요로워질 수 있는 건축의 새로운 가능성을 믿고 추구한다.이를 위해 사회적 기술로서의 도시계획, 산업 구조의 일부인 재료와 기술로서의 건축 등을 진지하게 탐구하고, 도시사회학, 정치 지리, 역사와 미술 등 건축 내외부의 장르와 다양한 협업을 진행하며, 가구, 인테리어, 공공예술, 리서치, 출판, 연출, 글쓰기, 건축, 도시계획 등 다양한 형식으로 건축적인 고민을 실천하고 있다.
책 소개
자코브 레비 모레노가 고안한 ‘사이코 드라마’는 집단 역할극을 활용한 심리 치료의 한 방식이다. 그룹에서 한 명이 특정 상황을 가정해 무대 위에서 자기 표현을 하고 다른 구성원들은 조연이 되어 주인공이 내면 심리를 구체화하도록 돕는다. 대본 없는 즉흥성을 통해서 연기자로 하여금 자발적이고 무의식적인 반응을 끌어내는 과정인데, 이것이 심리 치료의 기술로 고안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문제에 직면한 개인이 타자로부터 촉진되어 심리적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당연한 사실이지만, 사람들은 서로 심리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개인 간 영향을 주고받으며 관계를 맺는다. 집단 심리극의 치료 과정은 이 감정적 상호의존성을 극단으로 끌어올린 것일 뿐, 일상적 대화나 교류 속에서도 이 개인 간의 상호 작용은 늘 작동한다.
협업을 기반으로 한 건축의 창작 활동이 단순히 기계적 과정이 아니라면, 이 상호 작용의 틀이 되는 개인 간 관계는 집단적 창작성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 다수의 주체가 하나의 팀이 되어 건물을 만드는 과정은 대화, 각종 서신의 교환, 의견을 나누고 취합하는 시간을 토대로 ‘화학적 결합’을 이루는 시간이다. 건축은 모형, 드로잉, 분석, 리서치 등의 지적 질료들을 매개로 하나의 목표를 향한 대화 속에서 서로가 영향을 주고받으며 해석된 집단적 창작물이다. 자연히 공통의 관심사, 공유된 목표가 구성원들에게 공감을 얻을수록 집단적 창작 활동의 에너지는 높아지게 된다. 두 번째 애뉴얼 북을 통해 우리는 스튜디오 내외부의 탁월한 협업자들이 어떠한 영향과 관계 속에서 일하고 있는지를 들여다보고자 한다.
1부 ( 협업자들 )은 길고 짧은 시간 단위로 SoA의 내외부에서 함께 작업해 온 협업자들의 글로 이 화학적 과정의 단면들을 들여다본다. 13년을 함께 해온 조경가 최영준은 누적된 시간성이 만들어주는 협업의 새로운 조건을, 몇몇 전시의 기획과 콘텐츠 디자인을 협업했던 황지은의 글에서는 탁월한 협업자가 되는 공동 작업의 태도란 무엇인지 확인해 볼 수 있다. 이주형은 그리는 사람과 만드는 사람 사이 도면 너머의 소통 과정을, 사무실의 BIM 체계를 구축하고 있는 이정연은 스튜디오 내 건축가 사이의 소통과 이를 보완할 설계 도구의 체계에 관한 단면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박지혜는 이 모든 협업의 화학 작용을 사고 없이 수행할 수 있는 실험실의 시스템에 관하여 논한다.
2부는 ( 고안하는 손 )을 주제로 수집된 이미지 아카이브다. 여기에 등장하는 손은 그리고, 메모하고, 만들고, 흉내내고, 확대하고, 들어서 보여주고, 가리키고, 자르고, 긁어모으고, 늘어놓는다. 손의 움직임은 결국 서로의 생각을 전달하거나 가시화하기 위함이다. 우리는 고안하는 손의 면면을 통해 협업의 과정에서 각자 다른 생각을 가진 개인이 공통의 목표를 가시화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보여주고자 한다.
3부 ( 허용오차 )에서는 올해 진행된 네 개의 프로젝트를 담당 건축가와 협업자들의 대담을 통해서 돌아본다. 건축을 실제로 짓는 과정에서 건축가가 하는 일의 대부분은 디자인대로 구현하지 못하는 오차를 어디까지 허용할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이를 염두에 두며 West Glow, Fa-brick, 성수 사일로를 오가는 대화에서 우리는 건축물의 가치 측면에서 공통의 관심사와 공유되어야 할 지점이 무엇일지 더듬어본다. «파괴적 창조»에서는 2023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에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워크숍’이라는 형식이 어떤 의미였는지를 돌아보고자 했다.
역시 두 번째 시도는 첫 번째보다 어렵다. 첫 번째 애뉴얼 북이 직업 공동체의 역사를 기록하기 시작했다는 선언만으로 채워질 수 있었다면, 두 번째 책은 자연스레 무엇을 기록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담겨야 했기 때문이다. 아직 막연하지만, 건축이라는 일을 하기 위해 우연한 기회에 모여있는 이 직업 공동체가 어떤 가치를 가져야 할 것인지에 대한 대답이 되어야 할 것 같다. 아직까지는 모호하게 ‘화학적 결합’이라고 설명할 수밖에 없는 이 협업의 양상들이 완전한 화학식으로 완성되기를 바라는 기대이다.
차례
기획의 글 – 집단의 창작성과 개인 간의 관계성
1부 (협업자들)
돌아봄의 여행 – 최영준 (Lab D+H 디렉터, 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
즐거운 나의 협업 – 황지은 (서울시립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테크캡슐 대표)
화이트가 흰색인지? – 이주형
틀린 도면 찾기 – 이정연
빈 폴더 사규 – 박지혜
2부 (고안하는 손)
52개의 장면들 – 홍승은, 한주희, 하수경, 조재민, 정시현, 장우석, 임하은, 이현서, 이치훈, 이주형, 이정연, 이윤석, 이영지, 이민규, 신률명, 송가현, 박지혜, 박제현, 박연, 박신영, 김효은, 김지원, 김윤정, 김보람, 김민지, 강예린
3부 (허용오차)
West Glow – 이정연, 이주형과의 대화
Fa-brick – 이정연, 임하은과의 대화
성수 사일로 – 정유리와의 대화
파괴적 창조 – 김종범, 김효은, 박신영, 윤주선, 정동구, 채아람, 황지은과의 대화
지은이
SoA(홍승은, 한주희, 하수경, 정시현, 임하은, 이현서, 이치훈, 이주형, 이정연, 이영지, 이민규, 신률명, 송가현, 박지혜, 박제현, 박연, 박신영, 김지원, 김효은, 김윤정, 김보람, 김민지, 강예린)는 2010년 서울에서 설립되어 도시와 건축의 사회적인 조건에 대한 분석을 통해 다양한 스케일의 구축환경에 관한 작업을 진행하는 젊은 건축가 그룹이다. 현대적인 삶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그것이 더욱 풍요로워질 수 있는 건축의 새로운 가능성을 믿고 추구한다.이를 위해 사회적 기술로서의 도시계획, 산업 구조의 일부인 재료와 기술로서의 건축 등을 진지하게 탐구하고, 도시사회학, 정치 지리, 역사와 미술 등 건축 내외부의 장르와 다양한 협업을 진행하며, 가구, 인테리어, 공공예술, 리서치, 출판, 연출, 글쓰기, 건축, 도시계획 등 다양한 형식으로 건축적인 고민을 실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