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스페이스나인에서 열렸던 박정우 개인전 《수 금 지 화 목 토 천 해》 전시 도록으로 전시 서문, 작가 노트, 작업 설명, 전시 전경, 작품 사진, 작품 사진(세부), 미술비평가 이한범의 글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수 금 지 화 목 토 천 해’는 태양계 행성들의 순서를 암기하기 위한 원초적 기억술(mnemonic)이다. 각 행성의 앞 글자를 따서 태양과의 거리 순으로 나열한 이 단순한 기억술 덕분에, 우리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태양계의 공간적 질서를 자연스럽게 기억하며 살아간다. 기억술은 기억을 간직하기 위한 특정한 방법이고, 기억은 그 자체로 시간의 지표가 된다는 점에서, 회화의 과정에 담긴 시간의 형태를 좇는 나의 방법론과 연결될 수 있다고 여겼다." 전시서문 발췌
"박정우는 회화를 총체적으로 다룬다. 이를 위해 그는 회화를 이루는 구체적인 요소와 조건을 천천히 살피고 열거하는 드문 일을 계속해 왔다. 여기서 유념할 것은, 박정우에게 회화의 총체성은 그림을 이루는 물질 요소와 도구, 기법 등 가시성의 범주보다 크다는 것이다. 가능한 복잡한 조건 속에서 본인을 포함한 당대의 회화 작가들이 캔버스 앞에서 더는 나아갈 길 없어 보이는 추상의 길에 어떻게 육박해야 하는지를 살핀다. 그는 회화라는 관습을 따져 물음으로써 회화 요소의 목록을 작성한다는 측면에서 역사적으로 회화를 이해하고, 당대 화가들의 작업을 세심히 살피며 회화를 (다시) 가능하게 하는 혹은 회화를 위협하는 동시대적 조건들을 도출한다. 그러므로 박정우가 손에 든 ‘회화’라고 하는 용어집에는 분명 끊임없이 요동치는 끝없는 목록이 있을 것이다." 이한범, 「텅 빈 캔 버스를 돌아 나오며」 발췌
2021년 스페이스나인에서 열렸던 박정우 개인전 《수 금 지 화 목 토 천 해》 전시 도록으로 전시 서문, 작가 노트, 작업 설명, 전시 전경, 작품 사진, 작품 사진(세부), 미술비평가 이한범의 글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수 금 지 화 목 토 천 해’는 태양계 행성들의 순서를 암기하기 위한 원초적 기억술(mnemonic)이다. 각 행성의 앞 글자를 따서 태양과의 거리 순으로 나열한 이 단순한 기억술 덕분에, 우리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태양계의 공간적 질서를 자연스럽게 기억하며 살아간다. 기억술은 기억을 간직하기 위한 특정한 방법이고, 기억은 그 자체로 시간의 지표가 된다는 점에서, 회화의 과정에 담긴 시간의 형태를 좇는 나의 방법론과 연결될 수 있다고 여겼다." 전시서문 발췌
"박정우는 회화를 총체적으로 다룬다. 이를 위해 그는 회화를 이루는 구체적인 요소와 조건을 천천히 살피고 열거하는 드문 일을 계속해 왔다. 여기서 유념할 것은, 박정우에게 회화의 총체성은 그림을 이루는 물질 요소와 도구, 기법 등 가시성의 범주보다 크다는 것이다. 가능한 복잡한 조건 속에서 본인을 포함한 당대의 회화 작가들이 캔버스 앞에서 더는 나아갈 길 없어 보이는 추상의 길에 어떻게 육박해야 하는지를 살핀다. 그는 회화라는 관습을 따져 물음으로써 회화 요소의 목록을 작성한다는 측면에서 역사적으로 회화를 이해하고, 당대 화가들의 작업을 세심히 살피며 회화를 (다시) 가능하게 하는 혹은 회화를 위협하는 동시대적 조건들을 도출한다. 그러므로 박정우가 손에 든 ‘회화’라고 하는 용어집에는 분명 끊임없이 요동치는 끝없는 목록이 있을 것이다." 이한범, 「텅 빈 캔 버스를 돌아 나오며」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