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에 창간한 <낭>은 아시아 영화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거의 유일한) 영어 잡지입니다. 발행인인 다비드 카짜로가 총 5년간 10회에 걸쳐 (1년에 2회씩 발행)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영화 전문가를 편집자로 초청해 아시아 영화와 관련된 주제를 다룹니다. 더 북 소사이어티는 창간호부터 최근 발행된 8호까지 <낭>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아래 인터뷰는 발행인이자 편집자인 다비드 카짜로와 서면으로 진행한 내용으로, <방법으로서의 출판> 프로젝트 단행본에 수록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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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를 해달라
내 이름은 다비드 카짜로이며, 독립 출판인, 편집자 그리고 작가이다. 나는 이탈리아의 베니스 출신이지만 지난 수년 동안 국제적으로 영화와 출판, 리서치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2016년에 잡지인 낭(NANG)을 창간했다. 원래 영화비평과 무빙 이미지를 전공했으며, 베니스의 카 포스카리 대학에서 학부를, 런던 골드스미스 대학에서 석사 과정을 마쳤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연구원이자 출판 편집자, 페자로국제영화제에서 큐레이터이자 프로그램 자문으로 일을 한 경력이 있다.
NANG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낭>은 두 가지 관심의 교차점에 뿌리를 두고 있다. 하나는 아시아 영화이고 다른 하나는 출판이다. 이 프로젝트는 10개의 이슈로 이루어진, 아시아에 초점을 맞춘 종이 잡지이며 한 해에 2권 씩, 5년 동안 출간될 예정이다. (그래서 창간호부터 종간호의 계획이 있다) 특정 주제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는 각각의 이슈들은 아시아 안팎에서 활동하는 외부 편집자와 필자로 이루어진 특별한 공동체와의 협업으로 제작된다. 아시아 영화를 둘러싼 상대적으로 부족한 논의(현재는 <낭>이 아시아 영화에 대해서 지속적이고 심도있는 초점을 제안하는 유일한 비학술적 인쇄 정기간행물이다)와 일반적으로 지난 수십 년간 (영어) 영화 잡지들의 풍경이 그다지 “흥미롭지 않다”라고 느껴졌기 때문에 이러한 종류의 프로젝트가 나에게 의미있고 중요하게 다가왔다. 그래서 다른 것들과는 확연히 다른 영상관련 출판 프로젝트를 하기로 결정했다.
왜 아시아 영화라는 주제를 선택했나? 아시아 영화는 세계 영화사의 관점에서 봤을때는 다소 주변적이다. 특히나 당신은 아시아 영화의 주류일지도 모르는 일본, 중국 그리고 한국 영화보다 더 광범위한 영역을 다루려는 것처럼 보인다.
삶의 여러 사건들이 내가 15년이 넘는 시간동안 아시아 영화를 보고 글을 쓰고 공부하고 기획하도록 이끌었다. 나는 이 분야에서 일하는것이 가장 편하다고 느꼈고, 중요한 것은 (출판인, 편집자 그리고 독자로서) 그 무엇보다도 계속해서 연구하고 교류하길 원하는 분야라는 점이다. 당신은 <낭> 같은 프로젝트에 잠재되어 있는 목적이 다음과 같은 것이라고 주장할지도 모르겠다. (1) 아시아 영화는 비주류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 (2) 우리가 아시아 영화에 대해 생각할 때 일본-중국-한국만이 아닌 그보다 더 광범위하고 다원적인 현실로 한계를 확장해야 한다고 말이다. 그래서 <낭>에서 아시아 영화와 영화 문화(에 대한 생각)의 특징과 시야는 포괄성에 대한 어떠한 가식을 피하면서 개방되거나 확장될 수 없다.
당신은 외부로부터 편집자들을 초대해서 잡지를 제작한다. 주제와 편집자를 선택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이 잡지 안에서 당신은 어떤 역할을 하는가?
내가 주제를 직접 선택하지는 않는다. 잠재적 외부 편집자(들)과 만나서 보통 몇 주간 지속되는 토론을 시작한다. 외부 편집자들은 본인들이 다루고 싶은 영역(들)을 제안하며, 이슈들이 만들어지는데 필요한 모든 창작의 자유를 인정받는다. 물론 그것은 상호 신뢰가 필요하면서, 동시에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지만 나는 이 방법이 매우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 편집을 외부자가 하면서 다른 잡지 프로젝트와의 협력적인 성격을 증폭시키고, 내 관점에서는, 많은 잠재력과 가능성을 내포한다. (일반적으로 외부자의 의한 편집은 국제적으로 잘 알려진 이름을 앞표지에 내세우기위한 허영 또는 상업적인 무언가에 지나지 않는다) 나는 영화감독이 아닌 다양한 배경을 가진 편집자들에게 접근하는 것에 흥미를 가졌다. (이슈 2, 3, 4, 8의 편집자들은 영화 감독이기도 하다)
개입의 정도에 대한 나의 규칙과 입장은 외부 편집자들이 내가 어느정도 관여하기를 원하는지에 달려 있다. 그래도 물론 나는 언제나 마지막 단계에 반드시 참여하여 사안들을 조정하고, 편집자들과 디자이너, 인쇄소와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가능한 한 최선의 결과를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
한국의 그래픽디자이너와 작업하고 있고 현재에는 제네바에 머물고 있다. 이것은 또한 스웨덴의 인쇄책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이러한 협업의 과정을 설명해달라. 이런 결정을 내린 이유는 무엇인가?
훌륭한 디자인 듀오 신신이 초기부터 이 프로젝트의 형태를 잡아준 것은 매우 행운이었다. 스웨덴의 Göteborgstryckeriet 와 아크틱 페이퍼(Arctic Paper) 같이 좋은 파트너들이 부분적으로 이 프로젝트를 지원하기로 결정한 것도 마찬가지이다. (인쇄/제작 품질은 나에게 매우 중요한 요소이며 그것이 스웨덴으로 간 이유였다. 우리는 각 이슈의 주제, 목소리들 그리고 형상을 오래 지속되며 또 특별한 방법으로 기념하고 싶었기 때문에 매우 고품질의 인쇄와 제작 사양을 유지하고자 했다) 나는 잡지 프로젝트의 집단적이고 협력적인 성격을 최대한 확장시키고 싶었다. <낭>은 기본적으로 “개방적”, “방랑적”, “무국적적”으로 운영되며 각 이슈는 사무실이나 고정된 편집팀조차 없이 만들어진다. 우리는 온라인, 그리고 카페, 침실, 홈오피스, 호텔 객실 등의 오프라인 환경에서 주로 다른 국가와 시간을 가로지르며 협업을 했다. 종이 잡지는 스웨덴에서 인쇄된 뒤 유통을 위해 영국과 독일로 보내졌으며 모든 일은 독립적으로, 그리고 정식절차를 우회하면서 진행되었다. 이런 식의 과정과 유통이 미래에 점점 더 흔한 일이 될 수 있고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렇게 만들어진 잡지가 의심의 여지가 없는 어떠한 “실험”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지만 교환과 연구의 정신, 집단에 의해 만들어지는 에너지와 그 모든 것의 (부)조화가 그것의 결정적인 특징으로서 여겨질 수 있길 바란다.
NANG을 전세계의 미술관 서점이나 극장 서점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이것은 어떻게 유통되는가? 이러한 주제의 잡지를 유통하는데에 있어 어려움이 있는가? 유통에 대한 원칙이 있는가?
<낭>은 자가 유통된다. 온라인을 통해 직접 주문하거나 구독이 가능하며 온라인 샵과 전세계에 분포한 선별된 (약 40개) 지역 판매점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 불행하게도 유통은 언제나 조금씩 문제가 되어왔다. 국제적인 잡지 시장은 독립출판사들이 접근하기에 어렵다. 특히, <낭> 같은 소규모 잡지들은 유통에서 구조적 한계를 마주하게 되는데, 내 개인적인 경험에서 보면 소위 “독립 유통사"들은 너무 거대해지면 주류처럼 행동하기 시작하고, 그저 크게 외치는 것 이상 잘 기획 된 홍보나 마케팅 전략에 쓸 예산이 부족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시성이 항상 문제가 된다. 유통에 대한 주된 원칙은 “수준 높은” 잡지에 집중적인 장소(매그컬쳐, 런던) 그리고 잘 알려진 독립서점들(스카이라이트 북스, 로스앤젤레스 / 더 북 소사이어티, 서울) 또는 영화관련 공간(메트로그래프, 뉴욕 / 더 아이 필름 인스티튜트, 암스테르담)에 잡지를 비치하는 것이다.
당신은 아시아에서 열리는 아트북페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최근에 아시아의 주요도시를 중심으로 많은 아트북페어들이 개최되고 있다. 이 동향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아트북페어에 참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국제 영화제처럼 아트북페어 또한 독특하고 귀중한 행사이다. 여러 면에서, 나는 잘 조직되고 큐레이팅된 아트북페어 경험이 출판사를 발전시킨다고 확신한다. 알려진 바와 같이 아트북페어는 그 외의 방법으로는 발견하기 어렵고 또 독자를 확보하기 어려운 출판물을 홍보하고 유통하는 중요한 플랫폼의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전시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다른 제작자들을 만나고 연락과 작업을 주고받을 수 있으며, 어쩌면, 결국에는 협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기회이다. 잘 조직된 북페어의 힘이란 정말이지 놀라운 것이다! 내 관점에서 아시아를 기반으로 한 페어가 증가하는 것은 중요한 것이고, 나는 그들이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그래야만 하는 내부적이고 교차적인 아시아의 연결점으로 지속되기를 희망한다. 독립출판인에게 있어서 새롭거나 기존의 독자를 직접 만나는 기회는 가장 큰 성취감을 주는 일 가운데 하나이다. <낭> 같은 프로젝트에 있어서 나는 여태까지의 모든 이슈들을 보여주거나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좋아한다. 하나의 특정 이슈(대부분 경우 가장 최신의 것)에만 집중하는 행사에서는 쉽지 않은 기회이다.
NANG은 10호까지 출판되면 마무리 된다. 이것이 어떤 잡지로 기억되길 바라는가?
여러 이유로 인해 내가 <낭>이 어떻게 기억되길 원하는지 말하기는 어렵다.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모든 인쇄 잡지들이 “종이 위의 퍼포먼스”라는 것이다. 나는 <낭>이 비전통적이고 고무적인, 어느 정도는 대담한 퍼포먼스로 여겨지길 바란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NANG 이후 또는 그와 관련된 아이디어가 있는가?
구체적인 계획이 있길 원하지만 그렇지는 않다. 하지만 내 의사와 상관없이 독립출판으로부터 휴식을 갖게 될 것이다. <낭>은 여태까지 (사실은 지금도 여전히!) 어쩌면 내가 관여했던 일들 중 가장 흥미진진하지만 동시에 가장 긴장되고 시간과 자원이 많이 소모되는 프로젝트이다. 그럼에도 나는 영화와 영상분야에서 출판을 계속하길 진심으로 바란다. 영상관련 책 시리즈에 대한 아이디어를 하나 갖고 있지만 이것을 당장 혼자서 시작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니... 우선은 좀 지켜보자.
2016년에 창간한 <낭>은 아시아 영화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거의 유일한) 영어 잡지입니다. 발행인인 다비드 카짜로가 총 5년간 10회에 걸쳐 (1년에 2회씩 발행)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영화 전문가를 편집자로 초청해 아시아 영화와 관련된 주제를 다룹니다. 더 북 소사이어티는 창간호부터 최근 발행된 8호까지 <낭>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아래 인터뷰는 발행인이자 편집자인 다비드 카짜로와 서면으로 진행한 내용으로, <방법으로서의 출판> 프로젝트 단행본에 수록될 예정입니다.
* 1호를 제외한 아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책의 상세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자기소개를 해달라
내 이름은 다비드 카짜로이며, 독립 출판인, 편집자 그리고 작가이다. 나는 이탈리아의 베니스 출신이지만 지난 수년 동안 국제적으로 영화와 출판, 리서치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2016년에 잡지인 낭(NANG)을 창간했다. 원래 영화비평과 무빙 이미지를 전공했으며, 베니스의 카 포스카리 대학에서 학부를, 런던 골드스미스 대학에서 석사 과정을 마쳤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연구원이자 출판 편집자, 페자로국제영화제에서 큐레이터이자 프로그램 자문으로 일을 한 경력이 있다.
NANG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낭>은 두 가지 관심의 교차점에 뿌리를 두고 있다. 하나는 아시아 영화이고 다른 하나는 출판이다. 이 프로젝트는 10개의 이슈로 이루어진, 아시아에 초점을 맞춘 종이 잡지이며 한 해에 2권 씩, 5년 동안 출간될 예정이다. (그래서 창간호부터 종간호의 계획이 있다) 특정 주제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는 각각의 이슈들은 아시아 안팎에서 활동하는 외부 편집자와 필자로 이루어진 특별한 공동체와의 협업으로 제작된다. 아시아 영화를 둘러싼 상대적으로 부족한 논의(현재는 <낭>이 아시아 영화에 대해서 지속적이고 심도있는 초점을 제안하는 유일한 비학술적 인쇄 정기간행물이다)와 일반적으로 지난 수십 년간 (영어) 영화 잡지들의 풍경이 그다지 “흥미롭지 않다”라고 느껴졌기 때문에 이러한 종류의 프로젝트가 나에게 의미있고 중요하게 다가왔다. 그래서 다른 것들과는 확연히 다른 영상관련 출판 프로젝트를 하기로 결정했다.
왜 아시아 영화라는 주제를 선택했나? 아시아 영화는 세계 영화사의 관점에서 봤을때는 다소 주변적이다. 특히나 당신은 아시아 영화의 주류일지도 모르는 일본, 중국 그리고 한국 영화보다 더 광범위한 영역을 다루려는 것처럼 보인다.
삶의 여러 사건들이 내가 15년이 넘는 시간동안 아시아 영화를 보고 글을 쓰고 공부하고 기획하도록 이끌었다. 나는 이 분야에서 일하는것이 가장 편하다고 느꼈고, 중요한 것은 (출판인, 편집자 그리고 독자로서) 그 무엇보다도 계속해서 연구하고 교류하길 원하는 분야라는 점이다. 당신은 <낭> 같은 프로젝트에 잠재되어 있는 목적이 다음과 같은 것이라고 주장할지도 모르겠다. (1) 아시아 영화는 비주류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 (2) 우리가 아시아 영화에 대해 생각할 때 일본-중국-한국만이 아닌 그보다 더 광범위하고 다원적인 현실로 한계를 확장해야 한다고 말이다. 그래서 <낭>에서 아시아 영화와 영화 문화(에 대한 생각)의 특징과 시야는 포괄성에 대한 어떠한 가식을 피하면서 개방되거나 확장될 수 없다.
당신은 외부로부터 편집자들을 초대해서 잡지를 제작한다. 주제와 편집자를 선택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이 잡지 안에서 당신은 어떤 역할을 하는가?
내가 주제를 직접 선택하지는 않는다. 잠재적 외부 편집자(들)과 만나서 보통 몇 주간 지속되는 토론을 시작한다. 외부 편집자들은 본인들이 다루고 싶은 영역(들)을 제안하며, 이슈들이 만들어지는데 필요한 모든 창작의 자유를 인정받는다. 물론 그것은 상호 신뢰가 필요하면서, 동시에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지만 나는 이 방법이 매우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 편집을 외부자가 하면서 다른 잡지 프로젝트와의 협력적인 성격을 증폭시키고, 내 관점에서는, 많은 잠재력과 가능성을 내포한다. (일반적으로 외부자의 의한 편집은 국제적으로 잘 알려진 이름을 앞표지에 내세우기위한 허영 또는 상업적인 무언가에 지나지 않는다) 나는 영화감독이 아닌 다양한 배경을 가진 편집자들에게 접근하는 것에 흥미를 가졌다. (이슈 2, 3, 4, 8의 편집자들은 영화 감독이기도 하다)
개입의 정도에 대한 나의 규칙과 입장은 외부 편집자들이 내가 어느정도 관여하기를 원하는지에 달려 있다. 그래도 물론 나는 언제나 마지막 단계에 반드시 참여하여 사안들을 조정하고, 편집자들과 디자이너, 인쇄소와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가능한 한 최선의 결과를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
한국의 그래픽디자이너와 작업하고 있고 현재에는 제네바에 머물고 있다. 이것은 또한 스웨덴의 인쇄책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이러한 협업의 과정을 설명해달라. 이런 결정을 내린 이유는 무엇인가?
훌륭한 디자인 듀오 신신이 초기부터 이 프로젝트의 형태를 잡아준 것은 매우 행운이었다. 스웨덴의 Göteborgstryckeriet 와 아크틱 페이퍼(Arctic Paper) 같이 좋은 파트너들이 부분적으로 이 프로젝트를 지원하기로 결정한 것도 마찬가지이다. (인쇄/제작 품질은 나에게 매우 중요한 요소이며 그것이 스웨덴으로 간 이유였다. 우리는 각 이슈의 주제, 목소리들 그리고 형상을 오래 지속되며 또 특별한 방법으로 기념하고 싶었기 때문에 매우 고품질의 인쇄와 제작 사양을 유지하고자 했다) 나는 잡지 프로젝트의 집단적이고 협력적인 성격을 최대한 확장시키고 싶었다. <낭>은 기본적으로 “개방적”, “방랑적”, “무국적적”으로 운영되며 각 이슈는 사무실이나 고정된 편집팀조차 없이 만들어진다. 우리는 온라인, 그리고 카페, 침실, 홈오피스, 호텔 객실 등의 오프라인 환경에서 주로 다른 국가와 시간을 가로지르며 협업을 했다. 종이 잡지는 스웨덴에서 인쇄된 뒤 유통을 위해 영국과 독일로 보내졌으며 모든 일은 독립적으로, 그리고 정식절차를 우회하면서 진행되었다. 이런 식의 과정과 유통이 미래에 점점 더 흔한 일이 될 수 있고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렇게 만들어진 잡지가 의심의 여지가 없는 어떠한 “실험”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지만 교환과 연구의 정신, 집단에 의해 만들어지는 에너지와 그 모든 것의 (부)조화가 그것의 결정적인 특징으로서 여겨질 수 있길 바란다.
NANG을 전세계의 미술관 서점이나 극장 서점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이것은 어떻게 유통되는가? 이러한 주제의 잡지를 유통하는데에 있어 어려움이 있는가? 유통에 대한 원칙이 있는가?
<낭>은 자가 유통된다. 온라인을 통해 직접 주문하거나 구독이 가능하며 온라인 샵과 전세계에 분포한 선별된 (약 40개) 지역 판매점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 불행하게도 유통은 언제나 조금씩 문제가 되어왔다. 국제적인 잡지 시장은 독립출판사들이 접근하기에 어렵다. 특히, <낭> 같은 소규모 잡지들은 유통에서 구조적 한계를 마주하게 되는데, 내 개인적인 경험에서 보면 소위 “독립 유통사"들은 너무 거대해지면 주류처럼 행동하기 시작하고, 그저 크게 외치는 것 이상 잘 기획 된 홍보나 마케팅 전략에 쓸 예산이 부족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시성이 항상 문제가 된다. 유통에 대한 주된 원칙은 “수준 높은” 잡지에 집중적인 장소(매그컬쳐, 런던) 그리고 잘 알려진 독립서점들(스카이라이트 북스, 로스앤젤레스 / 더 북 소사이어티, 서울) 또는 영화관련 공간(메트로그래프, 뉴욕 / 더 아이 필름 인스티튜트, 암스테르담)에 잡지를 비치하는 것이다.
당신은 아시아에서 열리는 아트북페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최근에 아시아의 주요도시를 중심으로 많은 아트북페어들이 개최되고 있다. 이 동향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아트북페어에 참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국제 영화제처럼 아트북페어 또한 독특하고 귀중한 행사이다. 여러 면에서, 나는 잘 조직되고 큐레이팅된 아트북페어 경험이 출판사를 발전시킨다고 확신한다. 알려진 바와 같이 아트북페어는 그 외의 방법으로는 발견하기 어렵고 또 독자를 확보하기 어려운 출판물을 홍보하고 유통하는 중요한 플랫폼의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전시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다른 제작자들을 만나고 연락과 작업을 주고받을 수 있으며, 어쩌면, 결국에는 협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기회이다. 잘 조직된 북페어의 힘이란 정말이지 놀라운 것이다! 내 관점에서 아시아를 기반으로 한 페어가 증가하는 것은 중요한 것이고, 나는 그들이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그래야만 하는 내부적이고 교차적인 아시아의 연결점으로 지속되기를 희망한다. 독립출판인에게 있어서 새롭거나 기존의 독자를 직접 만나는 기회는 가장 큰 성취감을 주는 일 가운데 하나이다. <낭> 같은 프로젝트에 있어서 나는 여태까지의 모든 이슈들을 보여주거나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좋아한다. 하나의 특정 이슈(대부분 경우 가장 최신의 것)에만 집중하는 행사에서는 쉽지 않은 기회이다.
NANG은 10호까지 출판되면 마무리 된다. 이것이 어떤 잡지로 기억되길 바라는가?
여러 이유로 인해 내가 <낭>이 어떻게 기억되길 원하는지 말하기는 어렵다.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모든 인쇄 잡지들이 “종이 위의 퍼포먼스”라는 것이다. 나는 <낭>이 비전통적이고 고무적인, 어느 정도는 대담한 퍼포먼스로 여겨지길 바란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NANG 이후 또는 그와 관련된 아이디어가 있는가?
구체적인 계획이 있길 원하지만 그렇지는 않다. 하지만 내 의사와 상관없이 독립출판으로부터 휴식을 갖게 될 것이다. <낭>은 여태까지 (사실은 지금도 여전히!) 어쩌면 내가 관여했던 일들 중 가장 흥미진진하지만 동시에 가장 긴장되고 시간과 자원이 많이 소모되는 프로젝트이다. 그럼에도 나는 영화와 영상분야에서 출판을 계속하길 진심으로 바란다. 영상관련 책 시리즈에 대한 아이디어를 하나 갖고 있지만 이것을 당장 혼자서 시작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니... 우선은 좀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