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한국 아티스트 영문 인터뷰집 『K-Artists』는 주목 받는 작업을 하는 47명의 아티스트 인터뷰를 수록하고 있습니다. 한국 국적의 혹은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지닌 아티스트를 국제적으로 소개하지만, 본 출판물은 역설적으로 한국 문화예술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반영하는 ‘K’ 신드롬에 대해 질문하며 시작되었습니다. 국가주의, 민족주의를 반영하는 ‘K’ 신드롬은 시대착오적이며 자본주의적인 전략이 아닐까? 그렇다면 ‘K’를 지우고 동시대 한국미술 현장을 어떻게 소개할 수 있을까? 혹은 국적을 기반으로 한 집단적 분류나 일반화가 가치 있는 일이라면, 동시에 어떻게 개별 아티스트의 개성과 특성을 살리며 이들을 소개할 수 있을까? 이러한 질문을 제기하는 담론의 장이 되기 위해 『K-Artists』는 동시대 한국 미술 현장의 역동성과 ‘지금, 여기’를 반영하고 성찰하는 작업을 선보이는 아티스트 47인의 인터뷰집을 기획했습니다.
『K-Artists』는 평론가의 작가 소개글이나 비평이 아닌 ‘작가 자신의 목소리’로 말하는 인터뷰 형식을 취합니다. 동시대 미술에서는 담론적인 것(the discursive)의 가치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며 대화를 행위(doing)와 동등한 실천의 형식으로 여기게 되었고, 인터뷰는 아티스트의 예술적 실천을 소개하기 위한 주요한 형식이 되었습니다. 다양한 아티스트 특유의 작업 세계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맥락을 만들고, 이들을 접하는 독자에게도 아티스트의 반응적 교류를 생동감 있게 전하려 『K-Artists』는 인터뷰 형식을 통해 47명의 아티스트를 소개합니다.
『K-Artists』에 수록된 아티스트 47명은 저자이자 인터뷰어, 한국어로 진행된 인터뷰를 영어로 번역한 권혁규, 김은지, 변현주가 여러 차례 신중한 논의를 통해 선정했습니다. 미술관부터 비엔날레, 갤러리, 비영리 전시공간, 온라인 플랫폼까지 다양한 미술 현장에서 활동해온 3명의 저자는 한국 국적을 가지거나 한국인으로서 문화적 정체성을 지닌 경력 15년 내외 아티스트로서 자신의 색채가 뚜렷하게 드러나는 예술적 실천을 하고 있으며 향후의 작업 및 작가로서의 성장과 발전이 더욱 기대되는 이들을 인터뷰했습니다. 『K-Artists』에 수록된 아티스트들은 동시대 한국미술 현장의 다양성과 역동성을 보여 줍니다.
『K-Artists』의 ‘K’에는 취소선이 그어져 있습니다. 이는 동시대 한국미술 현장과 젊은 아티스트를 소개하는 출판물이지만 국가주의나 애국심 고취를 위한 기획이 아님을 나타냅니다. 오히려 신조어 ‘K’가 지닌 양가성을 조명하고, 이를 부정하는 동시에 수용하며 용어의 쓰임을 확장하려 합니다. 취소선을 통해 이 책에 수록된 아티스트는 한국 국적이나 한국인으로서 문화적 정체성을 지니지만 한국이라는 지정학적 구획을 넘어서는 아티스트임을 드러내고, 개별 아티스트의 예술적 실천에 국적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인식론적 질문을 던지고 고찰하며, 더 나아가 동시대 미술 현장에서 아티스트의 분류 및 작업 판단 기준에 국적이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질문하고 조망하는 장을 열고자 합니다.
목차
소개글 – 권혁규, 김은지, 변현주
서문 – 김현진
작품 이미지 플레이트
인터뷰 (알파벳 이름 순서)
안초롱 Chorong AN
장서영 Seo Young CHANG
최수련 Sooryeon CHOE
최고은 Goeun CHOI
최하늘 Haneyl CHOI
최태훈 Taehoon CHOI
최윤 Yun CHOI
전명은 Eun CHUN
정희민 Heemin CHUNG
정소영 Soyoung CHUNG
돈선필 Sunpil DON
업체 eobchae
요한한 Yohan HAN
홍진훤 Jinhwon HONG
황예지 Yezoi HWANG
임영주 Youngzoo IM
전소정 Sojung JUN
정유진 Eugene JUNG
정지현 (b. 1983) Jihyun JUNG
정지현 (b. 1986) Jihyun JUNG
김지영 Jiyoung KEEM
김아라 Ahra KIM
김아영 Ayoung KIM
김방주 Bangjoo KIM
김세은 Seeun KIM
곽이브 Eve KWAK
권아람 Ahram KWON
권세진 Sejin KWON
이은실 Eunsil LEE
이은영 Eun Yeoung LEE
이혜인 Hyein LEE
이소정 Sojung LEE
임노식 Nosik LIM
문이삭 Isaac MOON
오종 Jong OH
오민 Min OH
박그림 Grim PARK
박광수 Gwangsoo PARK
박민하 Minha PARK
이동훈 Donghoon RHEE
노은주 Eunjoo RHO
유아연 Ahyeon RYU
류성실 Sungsil RYU
탁영준 Young-jun TAK
우정수 Jeongsu WOO
양정욱 Jung Uk YANG
염지혜 Ji Hye YEOM
인덱스
책 속에서
“『K-Artists』의 제목은 흥미롭게도 ‘한국’을 상징하는 문자 ‘K’에 그어진 취소선이 보여주듯 소거 하에 혹은 자크 데리다(Jacques Derrida)의 개념(sous rature)처럼 말소 하에 있다. 데리다에 따르면, 이 같은 말소 행위는 해당 문자가 불충분하지만 필요한 것이기에 삭제됨을 시사한다. 그러므로 책 제목의 ‘K’는 ‘K’를 통해 국적의 정체성을 단순하게 드러내는 일을 지양하며 통상 대변되는 것과 부재하는 것 사이의 상호적 제스처를 나타낸다. 이 책에 수록된 47명의 아티스트가 앞서 언급된 두 가지 간의 편차에서 발생하는 혼란스럽도록 풍부한 층위를 전유하고 수행하듯이, 이 책에서 ‘K’의 존재는 ‘K’로 제한하지 않을 때만 이해가능한, 다원적이기에 고유한 무언가를 드러내는지도 모른다. 또한 이 책의 제목은 과거 ‘K’로부터 비롯된 관습과 풀리지 않은 딜레마를 넘어 글로벌 시민으로서 새로운 가치를 찾는 작가 세대로의 전환을 상징한다. ‘한국인’임을 의미하는 문자를 삭제함으로써 이 책은 독자에게 한 가지 라벨과 카테고리를 넘어선 예술적 표현의 중심에 있는 모호함과 복합성을 포용할 것을 요청한다.
초국가적 예술 공동체가 있는 독특한 유럽 도시 베를린에서 출판되는 『K-Artists』는 필연적으로 독자에게 여러 의문점, 어쩌면 회의감까지도 이끌어낼 것이다. 그렇지만 궁극적으로 이 책의 독자로 하여금 자신이 충분치 않은 사례를 통해 얻은 한국미술에 대한 선입견을 갖고 접근하는 것은 아닌지, 여전히 서구 아티스트 작품과의 유사성이나 영향을 찾으려고 하는 건 아닌지, 또는 동아시아 시각성의 ‘정통성’에 대해 문제 제기하는 것은 아닌지 자문하게 할 수도 있다. 그리고 이 책에 수록된 아티스트 인터뷰 속 신중히 표현된 그들의 생각과 언어를 따라가다 보면, ‘한국’이란 단어와 관련된 가설 및 불필요한 기대 모두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이들의 다양한 예술적 실천을 감상할 수 있게 된다. (...) 이 책의 인터뷰는 아티스트와 긴밀하게 작업해온 3명의 큐레이터의 진실되고 진지한 의견을 통해 완성되었다. 47명의 작가들의 예술 세계를 담은 이 책을 탐험하는 가장 좋은 출발은 바로 스스로의 편견과 선입견을 소등하는 데서 시작될 것이다.”
– 큐레이터 김현진의 서문 ‘소거된 K와 그 다양한 실천들’ 중에서
“『K-Artists』는 새롭고 역동적인 예술적 실천을 설명하는 수단으로 언어가 충분치 못함을 인지한다. 대화와 비평을 장려하는 실천으로서 해석적 개념과 방법론을 취하는 본 출판물이 동시대 한국미술을 둘러싼 담론을 발전시킬 새로운 방식을 찾는 데 기여하길 바란다.”
“『K-Artists』가 인터뷰한 아티스트는 세계 어디에서도 발견할 수 있을 법한 경계적 인간으로 보인다. 이 책은 한국미술에 대한 안일한 일반화를 거부하고 포괄적 용어 사용의 위험성 또는 정형화된 해석을 피하며 아티스트와 독자 간의 대화의 문을 열어줄 것이다.”
– 저자 권혁규, 김은지, 변현주의 책 소개글 중에서
서문 저자
『K-Artists』의 서문 필자로 참여한 김현진 큐레이터는 홍익대에서 예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 진학해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스웨덴 룬드대 말뫼 아트 아카데미에서 크리티컬 스터디즈 프로그램을 이수했다. 1999년 대안공간 루프 큐레이터를 시작으로 광주비엔날레 공동 큐레이터(2006), 아르코미술관장(2014-2015),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예술감독(2019), 샌프란시스코 카디스트 아시아 지역 수석 큐레이터(2017-2020), 인천아트플랫폼 예술감독(2020-2021) 등을 역임했고, 현재 독립 큐레이터 및 카디스트 아시아 지역 어드바이저리로 활동 중이다. 주요 전시로는 《사동 30번지》(인천 사동, 2007), 《Tradition (Un)Realized》(아르코미술관, 2014), 《두세 마리 호랑이》(베를린 세계문화의집, 2017) 등이 있다.
저자
권혁규는 주로 전시를 만들고 글을 쓴다. 불확실한 대상을 임시적 조건으로 고찰하고 이를 물리적 현존으로 전환, 공유하는 전시기획 방법론에 관심을 갖고 있다. 독립기획자로 《이브》(삼육빌딩, 2018), 《ABCDE》(페리지갤러리, 2017), 《러브스토리》(아마도예술공간, 2017) 등의 전시를 기획했으며,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2019), 뉴욕 ISCP 큐레이터 레지던시(2016), 덴마크 문화위원회 큐레이터 리서치(2015), 광주 비엔날레 국제 큐레이터코스(2014) 등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2019년부터 기획자 공동 운영 플랫폼 WESS의 공동 기획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2020년 문을 연 뮤지엄헤드의 책임 큐레이터로 《나메》(2020), 《인저리 타임》(2021), 《모뉴멘탈》(2023) 등의 전시를 기획했다.
김은지는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갤러리스트이다. 국제갤러리, 갤러리 샹탈 크루젤, 2015년 베니스 비엔날레 미술전 한국관, 국립현대미술관, 갤러리현대에서 국내외 유수의 작가 및 큐레이터들과 전시를 만들고 작업을 소개했다. 2010년부터 미술 관련 텍스트의 한영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예술경영지원센터 및 아트선재 큐레토리얼 워크숍에 참여하는 등 한국 현대미술을 해외에 소개하는 전문적인 플랫폼 확장에 관심을 두고 있다. 미국 웰슬리대학에서 서양미술사를 수학했고, 뉴욕 크리스티에서 미술 시장 전문 교육과정을 마쳤다.
변현주는 큐레이터로서 전시를 기획하고 글을 쓰며 번역을 하고 아트북을 출판한다. 베를린의 에스더 쉬퍼 갤러리, 서울의 국제갤러리와 아트선재센터 등에서 일하며 여러 전시를 조직 및 기획했고, 독립 큐레이터로서 런던, 서울, 베를린, 온라인 플랫폼 등에서 전시와 프로젝트를 큐레이팅했다. 학제와 예술의 체계로서 큐레토리얼에 관심을 두고 『큐레이팅의 주제들』, 『동시대 큐레이팅의 역사: 큐레이팅의 문화, 문화의 큐레이팅』을 번역했고, 『큐레이팅 리서치』를 공저하는 등 동시대 미술에 관한 글을 쓰고, 동시대 미술 및 큐레이팅에 관한 강의를 한다. 변현주는 런던대학교 골드스미스에서 큐레이팅 석사 학위를 취득했고,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경영학과 미술사학을 복수 전공했다.
최초의 한국 아티스트 영문 인터뷰집 『K-Artists』는 주목 받는 작업을 하는 47명의 아티스트 인터뷰를 수록하고 있습니다. 한국 국적의 혹은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지닌 아티스트를 국제적으로 소개하지만, 본 출판물은 역설적으로 한국 문화예술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반영하는 ‘K’ 신드롬에 대해 질문하며 시작되었습니다. 국가주의, 민족주의를 반영하는 ‘K’ 신드롬은 시대착오적이며 자본주의적인 전략이 아닐까? 그렇다면 ‘K’를 지우고 동시대 한국미술 현장을 어떻게 소개할 수 있을까? 혹은 국적을 기반으로 한 집단적 분류나 일반화가 가치 있는 일이라면, 동시에 어떻게 개별 아티스트의 개성과 특성을 살리며 이들을 소개할 수 있을까? 이러한 질문을 제기하는 담론의 장이 되기 위해 『K-Artists』는 동시대 한국 미술 현장의 역동성과 ‘지금, 여기’를 반영하고 성찰하는 작업을 선보이는 아티스트 47인의 인터뷰집을 기획했습니다.
『K-Artists』는 평론가의 작가 소개글이나 비평이 아닌 ‘작가 자신의 목소리’로 말하는 인터뷰 형식을 취합니다. 동시대 미술에서는 담론적인 것(the discursive)의 가치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며 대화를 행위(doing)와 동등한 실천의 형식으로 여기게 되었고, 인터뷰는 아티스트의 예술적 실천을 소개하기 위한 주요한 형식이 되었습니다. 다양한 아티스트 특유의 작업 세계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맥락을 만들고, 이들을 접하는 독자에게도 아티스트의 반응적 교류를 생동감 있게 전하려 『K-Artists』는 인터뷰 형식을 통해 47명의 아티스트를 소개합니다.
『K-Artists』에 수록된 아티스트 47명은 저자이자 인터뷰어, 한국어로 진행된 인터뷰를 영어로 번역한 권혁규, 김은지, 변현주가 여러 차례 신중한 논의를 통해 선정했습니다. 미술관부터 비엔날레, 갤러리, 비영리 전시공간, 온라인 플랫폼까지 다양한 미술 현장에서 활동해온 3명의 저자는 한국 국적을 가지거나 한국인으로서 문화적 정체성을 지닌 경력 15년 내외 아티스트로서 자신의 색채가 뚜렷하게 드러나는 예술적 실천을 하고 있으며 향후의 작업 및 작가로서의 성장과 발전이 더욱 기대되는 이들을 인터뷰했습니다. 『K-Artists』에 수록된 아티스트들은 동시대 한국미술 현장의 다양성과 역동성을 보여 줍니다.
『K-Artists』의 ‘K’에는 취소선이 그어져 있습니다. 이는 동시대 한국미술 현장과 젊은 아티스트를 소개하는 출판물이지만 국가주의나 애국심 고취를 위한 기획이 아님을 나타냅니다. 오히려 신조어 ‘K’가 지닌 양가성을 조명하고, 이를 부정하는 동시에 수용하며 용어의 쓰임을 확장하려 합니다. 취소선을 통해 이 책에 수록된 아티스트는 한국 국적이나 한국인으로서 문화적 정체성을 지니지만 한국이라는 지정학적 구획을 넘어서는 아티스트임을 드러내고, 개별 아티스트의 예술적 실천에 국적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인식론적 질문을 던지고 고찰하며, 더 나아가 동시대 미술 현장에서 아티스트의 분류 및 작업 판단 기준에 국적이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질문하고 조망하는 장을 열고자 합니다.
목차
소개글 – 권혁규, 김은지, 변현주
서문 – 김현진
작품 이미지 플레이트
인터뷰 (알파벳 이름 순서)
안초롱 Chorong AN
장서영 Seo Young CHANG
최수련 Sooryeon CHOE
최고은 Goeun CHOI
최하늘 Haneyl CHOI
최태훈 Taehoon CHOI
최윤 Yun CHOI
전명은 Eun CHUN
정희민 Heemin CHUNG
정소영 Soyoung CHUNG
돈선필 Sunpil DON
업체 eobchae
요한한 Yohan HAN
홍진훤 Jinhwon HONG
황예지 Yezoi HWANG
임영주 Youngzoo IM
전소정 Sojung JUN
정유진 Eugene JUNG
정지현 (b. 1983) Jihyun JUNG
정지현 (b. 1986) Jihyun JUNG
김지영 Jiyoung KEEM
김아라 Ahra KIM
김아영 Ayoung KIM
김방주 Bangjoo KIM
김세은 Seeun KIM
곽이브 Eve KWAK
권아람 Ahram KWON
권세진 Sejin KWON
이은실 Eunsil LEE
이은영 Eun Yeoung LEE
이혜인 Hyein LEE
이소정 Sojung LEE
임노식 Nosik LIM
문이삭 Isaac MOON
오종 Jong OH
오민 Min OH
박그림 Grim PARK
박광수 Gwangsoo PARK
박민하 Minha PARK
이동훈 Donghoon RHEE
노은주 Eunjoo RHO
유아연 Ahyeon RYU
류성실 Sungsil RYU
탁영준 Young-jun TAK
우정수 Jeongsu WOO
양정욱 Jung Uk YANG
염지혜 Ji Hye YEOM
인덱스
책 속에서
“『K-Artists』의 제목은 흥미롭게도 ‘한국’을 상징하는 문자 ‘K’에 그어진 취소선이 보여주듯 소거 하에 혹은 자크 데리다(Jacques Derrida)의 개념(sous rature)처럼 말소 하에 있다. 데리다에 따르면, 이 같은 말소 행위는 해당 문자가 불충분하지만 필요한 것이기에 삭제됨을 시사한다. 그러므로 책 제목의 ‘K’는 ‘K’를 통해 국적의 정체성을 단순하게 드러내는 일을 지양하며 통상 대변되는 것과 부재하는 것 사이의 상호적 제스처를 나타낸다. 이 책에 수록된 47명의 아티스트가 앞서 언급된 두 가지 간의 편차에서 발생하는 혼란스럽도록 풍부한 층위를 전유하고 수행하듯이, 이 책에서 ‘K’의 존재는 ‘K’로 제한하지 않을 때만 이해가능한, 다원적이기에 고유한 무언가를 드러내는지도 모른다. 또한 이 책의 제목은 과거 ‘K’로부터 비롯된 관습과 풀리지 않은 딜레마를 넘어 글로벌 시민으로서 새로운 가치를 찾는 작가 세대로의 전환을 상징한다. ‘한국인’임을 의미하는 문자를 삭제함으로써 이 책은 독자에게 한 가지 라벨과 카테고리를 넘어선 예술적 표현의 중심에 있는 모호함과 복합성을 포용할 것을 요청한다.
초국가적 예술 공동체가 있는 독특한 유럽 도시 베를린에서 출판되는 『K-Artists』는 필연적으로 독자에게 여러 의문점, 어쩌면 회의감까지도 이끌어낼 것이다. 그렇지만 궁극적으로 이 책의 독자로 하여금 자신이 충분치 않은 사례를 통해 얻은 한국미술에 대한 선입견을 갖고 접근하는 것은 아닌지, 여전히 서구 아티스트 작품과의 유사성이나 영향을 찾으려고 하는 건 아닌지, 또는 동아시아 시각성의 ‘정통성’에 대해 문제 제기하는 것은 아닌지 자문하게 할 수도 있다. 그리고 이 책에 수록된 아티스트 인터뷰 속 신중히 표현된 그들의 생각과 언어를 따라가다 보면, ‘한국’이란 단어와 관련된 가설 및 불필요한 기대 모두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이들의 다양한 예술적 실천을 감상할 수 있게 된다. (...) 이 책의 인터뷰는 아티스트와 긴밀하게 작업해온 3명의 큐레이터의 진실되고 진지한 의견을 통해 완성되었다. 47명의 작가들의 예술 세계를 담은 이 책을 탐험하는 가장 좋은 출발은 바로 스스로의 편견과 선입견을 소등하는 데서 시작될 것이다.”
– 큐레이터 김현진의 서문 ‘소거된 K와 그 다양한 실천들’ 중에서
“『K-Artists』는 새롭고 역동적인 예술적 실천을 설명하는 수단으로 언어가 충분치 못함을 인지한다. 대화와 비평을 장려하는 실천으로서 해석적 개념과 방법론을 취하는 본 출판물이 동시대 한국미술을 둘러싼 담론을 발전시킬 새로운 방식을 찾는 데 기여하길 바란다.”
“『K-Artists』가 인터뷰한 아티스트는 세계 어디에서도 발견할 수 있을 법한 경계적 인간으로 보인다. 이 책은 한국미술에 대한 안일한 일반화를 거부하고 포괄적 용어 사용의 위험성 또는 정형화된 해석을 피하며 아티스트와 독자 간의 대화의 문을 열어줄 것이다.”
– 저자 권혁규, 김은지, 변현주의 책 소개글 중에서
서문 저자
『K-Artists』의 서문 필자로 참여한 김현진 큐레이터는 홍익대에서 예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 진학해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스웨덴 룬드대 말뫼 아트 아카데미에서 크리티컬 스터디즈 프로그램을 이수했다. 1999년 대안공간 루프 큐레이터를 시작으로 광주비엔날레 공동 큐레이터(2006), 아르코미술관장(2014-2015),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예술감독(2019), 샌프란시스코 카디스트 아시아 지역 수석 큐레이터(2017-2020), 인천아트플랫폼 예술감독(2020-2021) 등을 역임했고, 현재 독립 큐레이터 및 카디스트 아시아 지역 어드바이저리로 활동 중이다. 주요 전시로는 《사동 30번지》(인천 사동, 2007), 《Tradition (Un)Realized》(아르코미술관, 2014), 《두세 마리 호랑이》(베를린 세계문화의집, 2017) 등이 있다.
저자
권혁규는 주로 전시를 만들고 글을 쓴다. 불확실한 대상을 임시적 조건으로 고찰하고 이를 물리적 현존으로 전환, 공유하는 전시기획 방법론에 관심을 갖고 있다. 독립기획자로 《이브》(삼육빌딩, 2018), 《ABCDE》(페리지갤러리, 2017), 《러브스토리》(아마도예술공간, 2017) 등의 전시를 기획했으며,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2019), 뉴욕 ISCP 큐레이터 레지던시(2016), 덴마크 문화위원회 큐레이터 리서치(2015), 광주 비엔날레 국제 큐레이터코스(2014) 등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2019년부터 기획자 공동 운영 플랫폼 WESS의 공동 기획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2020년 문을 연 뮤지엄헤드의 책임 큐레이터로 《나메》(2020), 《인저리 타임》(2021), 《모뉴멘탈》(2023) 등의 전시를 기획했다.
김은지는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갤러리스트이다. 국제갤러리, 갤러리 샹탈 크루젤, 2015년 베니스 비엔날레 미술전 한국관, 국립현대미술관, 갤러리현대에서 국내외 유수의 작가 및 큐레이터들과 전시를 만들고 작업을 소개했다. 2010년부터 미술 관련 텍스트의 한영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예술경영지원센터 및 아트선재 큐레토리얼 워크숍에 참여하는 등 한국 현대미술을 해외에 소개하는 전문적인 플랫폼 확장에 관심을 두고 있다. 미국 웰슬리대학에서 서양미술사를 수학했고, 뉴욕 크리스티에서 미술 시장 전문 교육과정을 마쳤다.
변현주는 큐레이터로서 전시를 기획하고 글을 쓰며 번역을 하고 아트북을 출판한다. 베를린의 에스더 쉬퍼 갤러리, 서울의 국제갤러리와 아트선재센터 등에서 일하며 여러 전시를 조직 및 기획했고, 독립 큐레이터로서 런던, 서울, 베를린, 온라인 플랫폼 등에서 전시와 프로젝트를 큐레이팅했다. 학제와 예술의 체계로서 큐레토리얼에 관심을 두고 『큐레이팅의 주제들』, 『동시대 큐레이팅의 역사: 큐레이팅의 문화, 문화의 큐레이팅』을 번역했고, 『큐레이팅 리서치』를 공저하는 등 동시대 미술에 관한 글을 쓰고, 동시대 미술 및 큐레이팅에 관한 강의를 한다. 변현주는 런던대학교 골드스미스에서 큐레이팅 석사 학위를 취득했고,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경영학과 미술사학을 복수 전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