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분』은 김뉘연의 첫 번째 소설이자 외밀 출판사의 두 번째 책이다.
“소설은 3부로 구성된다. 소설이라는 장르에 대한 고민과 소설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1부에서는 산문과 시의 형식으로, 2부에서는 일기의 형식으로 흐른다. (사전적 정의에 따라 산문은 소설과 에세이 모두를 지칭한다.) 단락 몇 개가 간간이 이야기로 제시되고, 이야기를 둘러싼 산문은 시가 되거나 극이 되거나 그 반대를 받아들인다. 시는 종종 행을 합쳐 글에 편입되고, 괄호를 벗어난 극 속 지문이 대사와 뒤섞인다. 다른 이들의 말과 글이 인용으로 삽입된다. 1부와 2부는 서로를 부분적으로 반영한다. 2부의 일기는 2022년 1월부터 쓰이며, 소설은 2021년 12월에 출간된다. 소설이 담기는 책이 근접해 있는 미래에 미리 쓰인 일기 형식의 소설은 여러 가능성을 담보한다. 3부는 소설을 부분적으로 설명한다.”(92면)
『부분』의 3부에 실린 위의 글은 책에 대한 설명으로도, 책을 위한 계획으로도 읽힌다. 책의 1부와 3부를 여는 첫 문장 “어떤 글은 누군가에게 소설이라고 불린다.”를 통해 우리는 이 책이 소설을 지향하고 있음을 짐작하게 된다. 소설이 되기 위해, 『부분』은 소설의 부분을 하나씩 비워 가거나 약간 다르게 바라보면서 또 다른 부분을 확장해 소설을 채워 나가려 시도한다. 사건이 배제된 묘사, 스스로를 벗어나려 하는 주제, 글의 대상이 되거나 글쓴이의 대상이 되어 보는 주어, 소설을 관찰하는 서술자와 별개로 움직이는 인물들, 글이 담기는 물리적인 공간인 책을 이루는 지면에 대한 관점… 공간에 대한 생각은 시간에 대한 생각으로 향하고, 소설에 대한 생각은 전시와 퍼포먼스와 연극과 영화에 대한 생각으로 뻗어 나간다. 그러면서 문학의 여러 분야를 오가는 움직임이 소설 속에서 조금씩 펼쳐진다. 산문과 시와 극이 섞이기 시작하고, 논픽션의 형식 속에서 픽션이 드문드문 전개된다. 글의 부분들은 서로를 둥글게 받아들이며 굴러가면서 이야기를 확장해 나간다.
『부분』은 이렇게 소설의 바깥에서 소설을 연습하면서 소설이 되어 간다.
『부분』은 김뉘연의 첫 번째 소설이자 외밀 출판사의 두 번째 책이다.
“소설은 3부로 구성된다. 소설이라는 장르에 대한 고민과 소설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1부에서는 산문과 시의 형식으로, 2부에서는 일기의 형식으로 흐른다. (사전적 정의에 따라 산문은 소설과 에세이 모두를 지칭한다.) 단락 몇 개가 간간이 이야기로 제시되고, 이야기를 둘러싼 산문은 시가 되거나 극이 되거나 그 반대를 받아들인다. 시는 종종 행을 합쳐 글에 편입되고, 괄호를 벗어난 극 속 지문이 대사와 뒤섞인다. 다른 이들의 말과 글이 인용으로 삽입된다. 1부와 2부는 서로를 부분적으로 반영한다. 2부의 일기는 2022년 1월부터 쓰이며, 소설은 2021년 12월에 출간된다. 소설이 담기는 책이 근접해 있는 미래에 미리 쓰인 일기 형식의 소설은 여러 가능성을 담보한다. 3부는 소설을 부분적으로 설명한다.”(92면)
『부분』의 3부에 실린 위의 글은 책에 대한 설명으로도, 책을 위한 계획으로도 읽힌다. 책의 1부와 3부를 여는 첫 문장 “어떤 글은 누군가에게 소설이라고 불린다.”를 통해 우리는 이 책이 소설을 지향하고 있음을 짐작하게 된다. 소설이 되기 위해, 『부분』은 소설의 부분을 하나씩 비워 가거나 약간 다르게 바라보면서 또 다른 부분을 확장해 소설을 채워 나가려 시도한다. 사건이 배제된 묘사, 스스로를 벗어나려 하는 주제, 글의 대상이 되거나 글쓴이의 대상이 되어 보는 주어, 소설을 관찰하는 서술자와 별개로 움직이는 인물들, 글이 담기는 물리적인 공간인 책을 이루는 지면에 대한 관점… 공간에 대한 생각은 시간에 대한 생각으로 향하고, 소설에 대한 생각은 전시와 퍼포먼스와 연극과 영화에 대한 생각으로 뻗어 나간다. 그러면서 문학의 여러 분야를 오가는 움직임이 소설 속에서 조금씩 펼쳐진다. 산문과 시와 극이 섞이기 시작하고, 논픽션의 형식 속에서 픽션이 드문드문 전개된다. 글의 부분들은 서로를 둥글게 받아들이며 굴러가면서 이야기를 확장해 나간다.
『부분』은 이렇게 소설의 바깥에서 소설을 연습하면서 소설이 되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