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텍스트는 이미지를, 병렬텍스트는 이미지를 어떻게 만들어낼까요? 대체텍스트와 이미지, 둘 간의 관계를 실험하면서 태어난 병렬텍스트(Co-text). 서로 다른 언어를 해설하고 번역하는 사전이 있습니다. 기존의 사전이 가진 '단어:해설'의 구조가 아닌, 서로의 언어를 해설하거나 번역, 혹은 재구성하는 다섯 개의 언어들 입니다. 대체텍스트는 스스로가 가진 수동성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이미지는 텍스트를, 텍스트는 이미지를 어떻게 설명하고 번역할 수 있을까요? 로맨틱한 서울 호텔들을 거닐며 이미지와 대체텍스트로 재구성한 가상의 호텔. 그곳을 설명하는 언어, 『black spell hotel』(2021)에 검정색 점자로 실렸던 서사들을 다시 쓴 언어들이기도 합니다.
"이 사전에는 다섯 개의 언어가 얽혀 있다. 이미지 혹은 텍스트, 정보 혹은 추상적 텍스트, 국문 혹은 영문, 서로 다른 언어와 감각을 통하는 다양한 언어가 서로에게 드러나고 같은 몸의 책을 공유하는 사전에서, 당신이 택한 언어와 그 옆에 있는 다른 언어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 3pg, '서문' 중에서
"국문을 영문으로 번역하는 용선미가 옮긴 언어다. 3번 언어를 최대한 성실하게 번역한다. 눈에 담긴 이미지가 설명문에 가까운 형태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이솜이가 취한 좌표, 표시, 수치 등을 흥미롭게 관찰하고 따라갔다." (용선미)
- 8pg, '서문' 중에서
"장면들은 은색으로 그려졌다. 은색은 새하얀 천에 그녀의 손길이 묻은 것, 바다를 헤엄치는 생선의 아랫배, 그녀들이 여름이면 찾는 쥬얼리, 차갑고 단단한 스테인리스 수저, 그리고 밤하늘을 닮았다. 민트향, 우정을 배신한 친구가 남기는 잔상, 땀과 눈물과 같은 분비물 없이 매끄럽게 막힌 구멍 같은 것이 떠오르게 한다."
- 21pg, '본문' 중에서
"세로의 변이 이십사 센티미터, 가로의 변이 십팔 센티미터인 직사각형 종이 위에 이 재료만을 사용해 드로잉을 완성했다. 이것을 스캔해 이 책의 크기에 맞게 축소해서 실었다. 여기까지가 언어 2번의 태생 배경이다. 그러니, 언어 3번은 납작한 평면에 연필로 어떤 것이 그려졌느냐에 대한 설명이다. 그려진 것은 종이 위에 얹어진 면과 선들이지, 하나의 단어 혹은 상징으로 설명할 수 있는 어떤 대상이 아니다. 그러니 언어 3번이 말하는 것들이 종이와 평면 위에 그려진 표현에 대한 것이 아니라, 닮은 대상으로 쉽게 비유되거나 설명되더라도, 속아서는 안 된다."
-159pg, '본문' 중에서
사진: 김진
대체텍스트는 이미지를, 병렬텍스트는 이미지를 어떻게 만들어낼까요? 대체텍스트와 이미지, 둘 간의 관계를 실험하면서 태어난 병렬텍스트(Co-text). 서로 다른 언어를 해설하고 번역하는 사전이 있습니다. 기존의 사전이 가진 '단어:해설'의 구조가 아닌, 서로의 언어를 해설하거나 번역, 혹은 재구성하는 다섯 개의 언어들 입니다. 대체텍스트는 스스로가 가진 수동성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이미지는 텍스트를, 텍스트는 이미지를 어떻게 설명하고 번역할 수 있을까요? 로맨틱한 서울 호텔들을 거닐며 이미지와 대체텍스트로 재구성한 가상의 호텔. 그곳을 설명하는 언어, 『black spell hotel』(2021)에 검정색 점자로 실렸던 서사들을 다시 쓴 언어들이기도 합니다.
"이 사전에는 다섯 개의 언어가 얽혀 있다. 이미지 혹은 텍스트, 정보 혹은 추상적 텍스트, 국문 혹은 영문, 서로 다른 언어와 감각을 통하는 다양한 언어가 서로에게 드러나고 같은 몸의 책을 공유하는 사전에서, 당신이 택한 언어와 그 옆에 있는 다른 언어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 3pg, '서문' 중에서
"국문을 영문으로 번역하는 용선미가 옮긴 언어다. 3번 언어를 최대한 성실하게 번역한다. 눈에 담긴 이미지가 설명문에 가까운 형태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이솜이가 취한 좌표, 표시, 수치 등을 흥미롭게 관찰하고 따라갔다." (용선미)
- 8pg, '서문' 중에서
"장면들은 은색으로 그려졌다. 은색은 새하얀 천에 그녀의 손길이 묻은 것, 바다를 헤엄치는 생선의 아랫배, 그녀들이 여름이면 찾는 쥬얼리, 차갑고 단단한 스테인리스 수저, 그리고 밤하늘을 닮았다. 민트향, 우정을 배신한 친구가 남기는 잔상, 땀과 눈물과 같은 분비물 없이 매끄럽게 막힌 구멍 같은 것이 떠오르게 한다."
- 21pg, '본문' 중에서
"세로의 변이 이십사 센티미터, 가로의 변이 십팔 센티미터인 직사각형 종이 위에 이 재료만을 사용해 드로잉을 완성했다. 이것을 스캔해 이 책의 크기에 맞게 축소해서 실었다. 여기까지가 언어 2번의 태생 배경이다. 그러니, 언어 3번은 납작한 평면에 연필로 어떤 것이 그려졌느냐에 대한 설명이다. 그려진 것은 종이 위에 얹어진 면과 선들이지, 하나의 단어 혹은 상징으로 설명할 수 있는 어떤 대상이 아니다. 그러니 언어 3번이 말하는 것들이 종이와 평면 위에 그려진 표현에 대한 것이 아니라, 닮은 대상으로 쉽게 비유되거나 설명되더라도, 속아서는 안 된다."
-159pg, '본문' 중에서
사진: 김진